사용자 부주의로 설치되는 악성프로그램 15가지.

2012. 10. 21. 12:44


필자는 조그마한 컴퓨터 가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PC AS가 주업무는 아니지만 가끔 '윈도우 재설치 좀 해주세요', '바이러스 걸려있는지 컴퓨터가 너무 느려졌어요'하며 PC AS를 의뢰받기도 합니다. 그래서 PC를 켜 보면 부팅속도가 현저하게 느립니다. PC의 사양이 나쁜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트레이(화면 하단 시계가 나오는 곳)에 무슨 검사 프로그램이 너무 많이 설치돼 있는 것입니다. 바탕화면이 뜨자마자 나오는 것이 악성코드 검사 프로그램. 그것도 한 두 개가 아닙니다. 왜 이렇게 많은 쓸모없는 프로그램들이 설치돼 있을까요.

 

웹서핑을 하다 보면 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들을 설치하라는 메시지를 종종 봅니다. 네이버의 경우도 '네이버 툴바'의 설치를 요구하고 알집이나 알약을 설치해도 '알툴바'의 설치를 권하고 있습니다. 사실 꼭 필요한 프로그램은 아니지요. 그래도 이 두 가지의 경우는 사용자가 그렇게 크게 속 썩을 일은 없으니 그나마 나은 편입니다.

 

문제는 일반 웹서핑 도중에 웹하드 업체들의 제휴프로그램들입니다. 웹하드에 접속하지 않더라도 인터넷에서 뭘 검색해서 해당 자료를 다운로드 받을 때 아래 화면이 나타납니다. 최근에 자주 검색되거나 자주 검색될 만한 자료들을 미리 블로그에 올려둔 뒤에 사용자들을 웹하드로 유도하려는 속셈인데 문제는 "악질 프로그램"들이 사용자 동의없이 "무더기로 설치"된다는 점입니다.

 

utilboom.net 에서 제공하는 악성프로그램

 

위 화면은 던전디펜스라는 게임의 공략집을 검색해서 자료를 다운로드 받을 때 나오는 화면입니다. 해당 자료는 utilboom.net 이라는 곳에서 제공하고 있는데 일단 자료부터 엉터리라는 점을 밝혀둡니다. 그보다 심각한 것은 빨간색 테두리에 있는 "이용약관 동의"라는 부분입니다. 창이 뜨는 순간 이용약관 동의를 하게 됩니다. 보통은 약관을 읽어보거나 읽어보지 않더라도 일단 약관동의의 체크박스에 체크는 돼있질 않죠. 그런데 자신들이 먼저 동의를 한다고 체크표시를 하는 겁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그 아래 파란색 테두리의 프로그램들입니다. 지금 보이는 것은 두 개 뿐이지만, 스크롤을 내려보면 무려 15개의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성급한 사용자들의 경우 세심한 주의 없이 무턱대고 "전송시작" 버튼을 누르기 마련인데 그 순간 그 사용자의 컴퓨터에는 정말 쓸데없는 프로그램 15가지가 설치된다는 점입니다. 설치 후 삭제를 해도 깨끗하게 삭제가 되지 않을 뿐더러 일부 프로그램과 엉켜버리는 일이 생겨서 자주 쓰는 프로그램이 실행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저런 악질 웹하드 업체도 문제지만, 다운로드에 성급한 사용자들이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사소한 것 하나에 주의만 기우려도 컴퓨터를 보다 깨끗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절대 악성코드 제거 프로그램과 같은 것들은 설치하는 게 아닙니다. 이런 악질 웹하드 업체가 바라는 것은 사용자들이 이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하고 설치했을 때 들어오는 푼돈이 아니라 PC를 잘 모르는 어르신들이 무턱대고 결제하기를 바라는 꼼수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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