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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지 못할 '초등학생 금연교육'

2010. 10. 31. 20:57

뉴스를 검색 도중에 웃지 못 할 기사를 하나 발견했다.
"매년 중, 고교생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청소년 금연교육이 2009년부터 초등학생으로 확대된다."

일전 친구 녀석과 식사를 하고 부근에 있는 졸업한 초등학교를 찾았다. 비탈길 아래 몇 십 년 넘게 있는 문구점과 바뀌지 않은 주인아저씨를 보면서 왠지 모를 웃음도 지어보고 비탈길을 오르며 그 동안 바뀐 곳, 바뀌지 않은 곳을 군데군데 살펴보며 옛 기억들을 추억해 보기도 했다.

초등학교 정문에 들어서자 일요일이었지만 삼삼오오 모여 축구를 하는 녀석들하며 글러브를 끼고 가볍게 만들어진 야구공을 서로 던지며 놀고 있었던 녀석들이 생각난다. 저 멀리 날아간 축구공을 내가 먼저 달려가 잡으니 "아저씨, 여기요!" 하며 손을 들어 올리던 녀석도 생각이 나고 남자 아이들과 달리 철봉 부근에 모여 수다를 떠는 귀여운 여자 아이들도 몇몇 보였다. 비탈길 마지막쯤에는 아직 개발이 안 된 허름한 집을 놀이터 삼아 놀고 있던 아이들도 기억에 남는다. 새벽에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그 비탈길을 오르며 등교하는 해맑은 초등학교 아이들을 보기도 한다.

그런 아이들이 흡연을 하리라곤 도저히 상상하지 못할 일이겠지만 불행하게도 초등학생의 흡연율은 심각한 수준이다. 흡연 청소년을 대상으로 언제부터 흡연을 했냐는 질문에 40%가 초등학생 때부터라고 답했다. 며칠 전엔 한 학급의 반 이상이 흡연 경험이 있을 거라는 초등학생의 인터뷰도 있었다. 초등학생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다가가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다는 자체부터가 요지경인 세상이지만 상상이 가는가. 초등학생들이 어딘가에 숨어 뻐끔뻐끔 담배 연기를 내뿜고 있는 모습이. 그것도 다름 아닌 친구들과 어울리려면 어쩔 수 없다하니 말문이 막힌다.이는 언제부턴가 불기 시작한 '도시개발'이라는 붐에 맞춰 사라져가는 놀이터가 많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아이들만의 "공간" 이 사라지고 아이들만의 코드를 빼앗는 것이다. 문명의 이기 앞에 어쩔 수 없다 해도, 백 번을 양보해서 어쩔 수 없다 해도 아이들을 우려하고 걱정해야 하는 사태는 만들지 말아야 한다. 문명이 발달한다고 해서 아이들이 뛰놀지 못할 이유에 대한 변명까지 보장될 수는 없는 일이다.

남아 있는 놀이터도 아이들이 다칠 염려 탓인지 아님 모래가 미화적으로 볼 때 어울리지 않아서인지 모래는 걷어내고 우레탄을 깔았다. 푹신푹신한 느낌은 좋겠지만 아이들이 뛰어 놀기엔 적당하질 않다. 어차피 낮이면 동네 노인들의 쉼터이자 밤이면 비행청소년의 아지트가 된지 오래전 일이긴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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