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선정, "지난 10년간 기술적으로 실패한 10대 제품"
출처. LG경제연구소
2002년 차세대 DVD시장을 놓고 'HD DVD(High-Definition DVD)'와 '블루레이 디스크(Blu-ray Disk)'가 격돌한다. 'HD DVD'는 NEC와 도시바가 이끄는 0.6mm 두께의 디스크이고, '블루레이 디스크'는 소니와 마쓰시타가 이끄는 그보다 0.1mm 얇은 디스크이다. 당시 삼성과 LG는 '블루레이 디스크'쪽을 지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2004년 할리우드의 파라마운트, 유니버셜픽처스, 워너브라더스, 뉴라인시네마 등 4개 영화사가 'HD DVD'규격 지지를 선언(DVD시장 점유율 45%)하면서 'HD DVD'가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지만 그 해 말 디즈니, 소니픽처스, MGM, 20세기 폭스사가 소니의 '블루레이 디스크'를 지원(DVD시장 점유율 47%)하면서 점유율 면에서 근소한 차이로 'HD DVD'를 앞섰다. 또한 2005년 워너브라더스가 '블루레이 디스크'를 지원하기로 마음을 바꾸면서 시장의 판세는 '블루레이 디스크'쪽으로 기울어졌다. 표준 규격을 놓고 경쟁을 벌인지 6년만인 2008년 2월에 도시바가 소니에 무릎을 꿇었다.
8. Palm
1992년 설립된 팜은 PDA와 같은 소형 정보기술(IT)기기시장의 개척자로 통한다.
지난 3월 18일 발표한 2010 회계연도 3분기(2009.12~2010.2) 실적 보고에서, 11분기 연속 적자라는 실망스러운 결과를 내놓았다. ‘iPhone 킬러’로 기대를 모았던 Palm Pre의 판매량이 겨우 iPhone의 5%에 불과한 40만 8,000대에 머무르는 등, 출시 단말의 잇단 성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저가형 스마트폰이라는 개념으로 올 1월에 출시한 Pixi Plus의 경우도 청소년층을 비롯한 젊은층에 어필하지 못했고, Pre와 Pixi의 iTunes 연동 문제도 계속해서 Apple의 맞대응으로 원활하지 못했던 것도 문제점으로 남아 있었다.
Palm은 올 4월 28일 미국 HP(휴렛팩커드)사에 매각되었다
10. Segway
1인용 운송수단인 세그웨이는 도시의 출퇴근 광경을 바꿀 가장 혁신적인 제품의 하나로 전문가들에 의해 예찬되었다. 또한 애플의 스티브 잡스(Steve Jobs), 아마존의 제프 조스(Jeff Bezos) 같은 혜안을 가진 사람들의 투자를 이끌어낼 정도로 이 제품은 출시 전 큰 기대를 모았다.
세그웨이는 기술적으로 매우 뛰어났다. 스스로 균형을 잡는 지능적인 메커니즘을 이용해 탑승자가 넘어지지 않도록 하였으며 몸을 앞뒤로 기울이기만 하면 자동으로 나아가거나 방향전환이 되고 정지할 수 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완벽한 수준을 보여준 이 제품은 출시 전 기대와는 달리 18개월 동안의 판매 실적이 6,000여대에 그치면서 저조한 성과를 보였다.
세그웨이의 실패에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주요한 이유 중 하나는 사용자의 입장을 한번 더 깊이 고려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가까운 거리를 이동할 때 주로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인도에서는 너무 빠르고 차도에서는 너무 느린 속도로 인해 이용하기가 편하지 않았다. 도심 출퇴근 광경을 바꿀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멋진 정장을 차려 입고 세그웨이를 타고 출근하는 모습은 어딘가 어색했다. 또한 1,000만원이 넘는 가격대와 1회 충전으로 최대 39km까지만 주행할 수 있는 활용성의 제한 등은 고객들이 제품 구입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들이었다. 결국, 세그웨이는 기술적으로는 매우 뛰어난 제품이였으나 그것이 사용자와는 동떨어진 ‘나 홀로’ 혁신이 되었던 것이다. 새롭기는 하였으나 고객에게 이 제품을 사용해야 할 가치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한, 기술적으로만 훌륭한 제품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