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대표의 사과하지 않으려면 불굴의 의지를 보자니..
YTN 돌발영상 캡쳐
안상수 대표는 끝끝내 실수를 인정하려 하지 않을 모양이다. 아니 그 실수를 크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여당의 대표가 그깟 말 한마디 실수했다고 해서 그걸 공개적으로 사과까지 해야 할 정도냐고 비아냥거릴지도 모르겠지만, 정말 그런 입장이라면 안상수 대표는 연평도에 갈 자격부터가 없는 사람이라 해도 할 말이 없어야 된다.
지금 안상수 대표에 대한 네티즌들의 입장은 '물 만난 고기떼'와 같다. 블로거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포스팅하기 바쁘고 -왜 잘못했다, 무엇이 잘못했다에서 이제는 무작정 "안상수 잘못했다"로 번질까 우려될 지경이다- 연일 '보온병 포탄' 패러디에 정신이 없다. 일시적인 사회 현상으로 보기엔 여당의 대표에 앞서 "개인"으로써의, "국민"으로써의 안상수 대표가 안쓰러울 정도다.
7월에 불교계와 붉어진 일로 "불교계에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고 공식사과도 하셨던 분이 이번에 "연평도 주민께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는 사과 한 마디 하기가 그렇게 어려운 건가. 문제의 근원은 보온병을 포탄으로 이야기했다는 것에 있는 게 아니라 포탄을 맞은 마을에 가서 하필이면 포탄 관련 말실수를 했다는 데 있는 것이다. 그것도 잿더미로 변한 그 마을 현장에서 말이다.
더 가관인 것은 한나라당과 일부 언론이 "YTN측의 조작된 영상"이라며 "방송사 카메라 기자들이 '들고 포즈를 취해 달라'고 요청해 촬영된 것"이라고 했다는 것인데 이게 사실이라고 하면 한 나라의 여당 대표가 일개 방송사에 놀아났다는 사실도 사과해야 할 일이다. 방송사 쥐어 잡고 이건 사과할 일이 아니다라며 발뺌할 것이 아니라 실수를 자인하면 될 일이다. 그러면 안상수 대표도 편하고 국민도 편하고 연평도 주민들도 편할 게 아닌가.
그 옛날 알렉산더 대왕은 부랑자들에게 원하는 것이면 뭣이든 주겠다고 하자 그늘이 지니 그 자리에서 비켜달라고 한 이야기는 유명하다. YTN동영상을 봐도 안상수 대표는 한 시민에게 "정부에서 도와주겠다."고 했지만 정작 시민들은 안상수 대표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대표님이 그 자리에 계시니 마을에, 시민들에게 그늘이 집니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