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되지 않은 경제 이야기 001

2011. 12. 3. 00:16

- 나만의 정리되지 않은 경제 이야기 001.

몇 달 전, 경제학에 관심을 가지면서 경제학 관련 책 몇 권을 아주 재미있게, 흥미롭게 읽었다. ‘재화’, ‘시장’, ‘자본’, ‘가격’ 이러한 단어들이 머릿속에 맴돌면서 길거리에 잡상인, 소규모 점포들, 파지 줍는 노인들,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뛰어놀고 있는 아이들까지 모두 훌륭한 사람들이고 즐겁게 사는 사람들이며, 그 누구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사회의 구성원’이자 ‘소비의 주체’라는 점에서 참 세상이 즐겁다는 걸 느꼈다. 다시 말해, 우리는 필요로 하는 ‘시장’에 있으며, 필요로 하는 ‘재화’를 ‘소비’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 즐겁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 편으로는 생활의 기본 권리인 ‘소비’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떠올려 보면서 ‘기술의 발전. 과연 누굴 위한 것인가.’라는 의문을 다음에 같이 정리해 놓았었다.

“인간의 욕구가 과학과 기술 발전의 동기가 되었지만, 그것들이 모든 인간의 욕구가 아니라 전체 인구의 1%도 안 되는 인간의 욕구로 인해 발전된 것이다. 또한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욕구에 충족할 정도로 발전했지만 모든 인간이 그 기술을 원했던 것은 아니다. 경제는 과학과 기술 개발이라는 것에 동기를 부여하는 1%도 안 되는 사람들의 동기로 시작하며, 그것은 나머지 99%의 사람들이 아닌 그 기술을 충족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만이 누린다.”

빌게이츠(Bill Gates)

이 말을 노트에서 끄집어낸 계기는 ‘빌 게이츠의 창조적 자본주의’라는 책에 나오는 빌 게이츠의 말 때문이다. 물론 여기서 언급하는 그의 말은 '창조적 자본주의'라는 큰 주제를 놓고 한 말들이기 때문에 내 생각과 맥락이 일치하다고 주장은 할 수 없다. 다만 비슷한 뉘앙스를 풍기는 말이어야 한 번 언급을 해 본다.

“30년 전, 20년 전, 10년 전, 제 관심은 소프트웨어의 마법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만 쏠려 있었습니다. 저는 기술의 획기적 발전이 주요한 문제들을 해결해줄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점차 수십억의 사람들이 기술 발전의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발전은 그것을 구매할 여유가 있는 사람들의 생활만, 즉 경제적 수요가 있는 곳의 생활만 변화시킵니다. 그리고 경제적 수요(economic demand)는 경제적 필요(economic need)와 같지 않습니다. 수십억 명의 사람이 컴퓨터 시대의 위대한 발명들을 필요로 합니다. 기본적 니즈(basic needs)를 충족시켜줘야 할 사람들은 더 많습니다.

세상은 점점 더 좋아지고 있지만 속도가 충분히 빠르지는 않습니다. 혜택이 모든 사람에게 돌아가는 것도 아닙니다. 세상의 위대한 진보는 때로 세상의 불평등을 심화시켰습니다. 필요가 가장 덜한 사람이 가장 큰 진보의 혜택을 누렸고, 필요한 것이 가장 많은 사람들, 특히 하루 1달러도 안 되는 돈으로 살아가는 수십억의 사람들이 가장 적은 혜택을 경험합니다. 이 세상에는 식량을 충분히 구하지도 못하고, 깨끗한 식수도 없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즉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조차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약 10억 명 정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와 함께 떠오르는 말이 하나 있다.

앨빈 토플러는 <부의 미래>에서 욕망을 선동하고 부를 추구하는 것이 모든 사람을 부자로 만들 수는 없지만, 가난의 미덕을 강조하는 문화에서는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대로 머물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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