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통큰치킨', 그 후 1년이 지난 지금 치킨 시장은.

2011. 11. 21. 15:52

작년 이맘때 치킨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롯데마트의 ‘통큰치킨’이 있었다. 당시 치킨 한 마리에 15,000원 정도. ‘통큰치킨’이 나오기 전까지 이 가격은 그리 비싼 가격도, 싼 가격도 아니었다. 당시까지 치킨의 값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저 먹고 싶으면 치킨 집에 주문을 하고 배달이 오면 ‘얼마죠?’, ‘15,000원입니다.’, 값을 지불하고 가족들끼리, 친구들까지 모여서 맛있게 먹으면 그만이었다.

작년 롯데마트에서 출시했던 '통큰치킨'

그런데 ‘통큰치킨’으로 시민들은 물론 사회 전반적으로 단단히 화가 났다. 영세상인들 다 죽이는 대기업의 횡포라는 게 그 주된 이유이면서도 치킨 업계가 너무 폭리를 취하고 있었다는 사실에도 화가 난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치킨 한 마리 원가’가 자리 잡고 있었다. 도대체 치킨 한 마리 원가가 얼마기에 15,000원이라는 가격이 나온 걸까. 이에 대해 언론은 물론 네티즌들까지 나서서 원가를 공개하며 값을 내리라며 아우성이었다. 당시 공개됐던 프랜차이즈 기업에서 체인점으로 납품하는 닭 한 마리의 원가는 3,000~4,000원 정도였다.

1년이 지난 지금 치킨 한 마리의 값은?
필자는 BHC, 교촌, 네네, 굽네 치킨 본사에 전화를 걸어 공통적으로 1년 전 치킨 파동이 있었을 당시와 지금의 치킨 가격에 변동이 있는지, 파동 당시에 일시적으로 치킨 값을 내린 적이 있는지 물어봤다. 대답은 똑같았다. 가격을 일시적으로 내린 적도, 가격이 변동된 적도 없고 그 당시 가격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치킨 값 여전히 15,000원 수준.
거품 논란은 ‘통큰치킨’이 나오면서부터였는데 논란이 사라진 것도 그것이 시장에서 사라지면서부터다. 그러면 당시 사회는 왜 그렇게 파격적으로 호들갑이었을까. 물품의 가격은 시장에서 정해진다. 치킨 시장은 희한하게 독점도 없고 그렇다고 경쟁이 과열돼 있지도 않은 양상이다. 어느 누가 가격을 내려 시장을 주도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롯데마트를 빼고 말이다. 이를테면 치킨 시장은 ‘완전경제시장’으로 볼 수 있다. 치킨 한 마리 15,000원에 팔면 마진이 얼마가 남는지는 몰라도 원자재, 식자재의 가격 변동에도 불구하고 그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은 평균 15,000원이라는 가격은 ‘이상적인 가격’이며, 마진은 ‘정상적인 이윤’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7,000원은 괜찮고 5,000원은 안 된다?

올 해 롯데마트에서 출시한 (흑마늘)양념치킨

롯데마트는 지난 5월에 ‘흑마늘양념치킨’을 한 달간 7천 원에 판매를 했다. 기존 8천 원에 판매하던 제품을 5월 한 달간 7천 원에 판매한 것이다. 현재는 (흑마늘)양념치킨을 6천 원씩에 판매하고 있다. 기존 ‘통큰치킨’보다 천 원 비싼 꼴인데 작년엔 양념값이 별도(2,000원)였고 이번엔 양념치킨이니 오히려 작년의 ‘통큰치킨’보다 싸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시장의 반응은 작년과 달리 시큰둥하다. 업체, 사회, 시장 모두 1년 전 ‘통큰치킨’으로 인한 면역성이 생긴 걸까. 이대로라면 곧 작년에 5천 원짜리 ‘통큰치킨’의 부활이, 아니 그보다 더 저렴한 치킨이 나올법한데 그 때의 시장 반응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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