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4s의 '시리(siri)'. 정말 획기적인 기능일까.

2011. 11. 3. 17:06

아이폰4s의 국내 출시가 임박하면서 새로운 기능인 '시리(SIRI)'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쉽게 말하면 '음성을 인식하는 도우미'인데 아래 아이폰4s 홍보 동영상을 잠깐 보자. 참고로 이 동영상을 보면 아이폰s는 굉장한 제품으로 평가 절상하는 오류를 범할 수도 있으니 주의하면서.


필자는 이 동영상을 토대로 뉴스 제목 하나를 생각해 봤다. 바로 '비서직, 설 곳을 잃다. 아이폰4s 탓에 올 하반기 실업률 가속화'이라는 제목이다. 전 세계적으로 실업률이 높아지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기계의 문명화인데 이제는 비서 일까지 기계가 도맡아 하기 때문이다. 물론 우스개로 생각해 본 이야기이지만 위 홍보 동영상을 보면 마치 아이폰4s는 절대적인 제품이라는 착각에 빠질 수가 있다.

'시리(SIRI)'라는 기능에 대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우리나라 출시일이 알려지기 시작한 며칠 전부터다. 처음 아이폰4s 출시 소식이 나왔던 시점에도 '시리'는 주목의 대상이 아니었다. 아직 개발단계에 있어서였기 때문이 아니라 좀 더 크게 성능이 개선된 '아이폰5'라는 제품을 기대하는 유저들이 많은 탓이었고, 아이폰4s의 장점을 찾거나 제품을 홍보하자니 딱히 밀어붙일 만한 기능이 '시리' 밖에 없는 탓이다. 이제는 사람들이 아이폰4s의 실망감은 뒤로 한 채 단지 '시리'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정말 훌륭한 기능이었다면 출시 전부터, 이미 다른 나라에 출시된 사람들로부터 난리법석이 났을 텐데 말이다. 우리나라는 출시도 늦고 반응도 뒤늦게 폭발적이다. 아이폰4s보다는 '시리'에 대해. 아이폰4에서도 동작하는 시리에 대해서 말이다.

아래 동영상은 아이폰4와 아이팟터치4에서도 시리가 작동하는 모습이다. 농담을 해달라고 하자, '두 아이폰이 바로 걸어 들어왔는데 나머지는 잊어버렸다.'고 조크를 하고, 이어서 가장 가까운 스타벅스 매장과 거리를 찾아 달라고 하자 알려준다.



아이폰4s의 '시리'라는 기능에 대해 오늘 오마이뉴스 기자가 한 건 단단히 했다. 그는 아이폰4s와 시리라는 기능을 두고 감히 '아이폰, 인격체가 되다', '전화기 인생을 논하다'라고 평가를 했다. 기사의 내용을 잠깐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아이폰, 인격체가 되다
이제 제품을 살펴보자. 아이폰4S의 가장 큰 변화는 '인격체'의 지위를 획득했다는 점일 것이다(전화기를 뜻하는 아이'폰'이라는 이름이 격에 맞게 않게 느껴질 정도다). 다음 기사에서 자세히 다루겠지만, 제품에 '인성'을 부여하려는 노력은 애플의 창업 이래 계속되어온 노력이다. 애플은 음성명령체계 '시리'를 장착한 새 제품을 내놓으면서 '개인비서(personal assistant)'라고 불렀다.

전화기, 인생을 논하다
한 사용자가 시리에게 '삶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 철학적 질문에 시리는 여러 답변을 준비해 두었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패러디해 '여러 증거를 종합해 보면 초콜릿인 것 같다'고 답변하기도 하고, '답변 대신 긴 희곡을 쓰겠다.'라고 말하며 이렇게 덧붙이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그 희곡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사무엘 베케트를 읽은 게 틀림없다. 내게 가장 깊은 인상을 준 답변은 이러했다.

기사 전문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642260&CMPT_CD=P0000

'아이폰4'는 정말 역사에 남을 획기적인 제품이었다. 일상의 많은 변화와 즐거움과 감동을 모두 주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감성'과 '인성'을 논하기엔 많은 무리가 있는 '시리'라는 기능을 두고 위처럼 평가하는 것, 정말 섬세하게 잘 짜여진 스크립트에 불과한 위 기능을 두고 마치 인공지능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너무 섣부른 판단이다.

사실 '시리'의 기능 또한 획기적인 것은 아니다. 위 기자는 '음성인식'과 '음성명령'을 구분 지으려고 애쓰는데 -마치 '시리'의 기능을 신봉하는 사람처럼- 알고 보면 똑같은 것이다. 일찍이 음성인식으로 타자를 대신해주는 프로그램이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적도 있으며, 현재 일부 공공기관에서는 부서 안내를 음성 인식으로 하고 있다. 이런 것들을 볼 때 '시리'의 기능은 애플에서 구현한 "획기적인" 기능이 아니라 언제나 구현 가능한 기능을 애플에서 최초로 휴대폰에 적용시켰을 뿐이다. 또한 기능상의 사소한 차이는 있을지 모르나 이미 안드로이드 마켓에서도 음성 인식으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어플이 나와 있다. '시리'와 차이점은 있을지 모르나 그것이 다른 OS에서 구현이 불가능한 기능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이런 내용을 짤막하게 정리한 네티즌의 댓글이 있어서 소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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