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의 보급이 범죄율을 예방하는 것은 아니다.
2009년 기준으로 보면 전국적으로 경찰서 239개, 지구대 813개 존재하고, 서울에만 경찰서 31개, 지구대 146개 존재합니다. 서울시 자치구(25개구 255행정동)별로 보면 1자치구 1경찰서 6지구대 정도가 형성돼 있습니다. 6개의 지구대에는 각 지역별로 자율방범초소나 치안센터가 포함돼 있습니다.
2010년 서울시에만 설치된 CCTV는 5,876대입니다. 이를 6천대로 잡아보면 255개 행정동별로 평균 23개의 CCTV가 설치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여러분이 사는 각 동에 23개의 CCTV가 설치돼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서울 인구를 천만 명(통계는 10,575,447명)으로 잡았을 때 1인당 0.0006대의 CCTV의 감시를 받고 있는 셈입니다. 다시 말하면 1대의 CCTV가 약 1,600명을 감시해야 하는 수준이라는 겁니다.
선진국 영국은 CCTV 보급률이 가장 높은 나라로 알려져 있는데 1대의 CCTV가 24명을 감시하는 수준으로 길거리 어딜 가든 CCTV가 따라다닌다고 생각해도 될 정도입니다. 그런데 정작 영국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CCTV로 인한 범죄율 감소는 4~5%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영국은 아직까지도 높은 범죄율을 보이고 있으며, 2011년 8월 30일에 발행된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산하 연구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에 따르면 ‘살기 좋은 나라’ 51위에 머물고 있습니다.
CCTV가 천장에 줄지어 설치되어 있는 영국의 지하철 풍경
“이 동네에는 파출소나 지구대가 없어요.”
“가로등 없는 어둑한 길에서는 순찰차들을 마주친 적이 한 번도 없네요.”
CCTV의 보급이 꼭 범죄율을 예방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끊이지 않는 논란거리로 사생활 침해의 여지도 있는 것이지만 무엇보다 범죄의 예방에 기계의 힘을 빌리겠다는 의지만 앞서있다는 것입니다. 지구대도 늘리고 경찰도 늘리고 동네를 순찰하는 차량과 횟수도 늘리면 범죄 예방에 좋지 않을까요? 이제는 ‘방범초소’라는 말이 어디 시골에서나 쓰이는 구수한 단어가 돼버렸지만 옛날 동네 어귀마다 방범초소가 있어 든든했던 날들이 있었습니다. 꼭 CCTV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라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