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 의원, 썩어도 준치는 준치란 말입니까?

2011. 9. 1. 12:49

먼저 뉴스를 통해 보도된 내용을 잠깐 살펴보면,

31일 국회 본회의 표결 결과 무소속 강용석 의원에 대한 제명 안이 부결됐다. 이날 표결에서는 의원 259명이 참여해 111명만 강 의원 제명에 찬성했다. 국회의원을 제명하려면 현재 재적의원 297명 중 3분의 2인 198명의 찬성이 필요하지만 이에 한참 미치지 못한 것. 134 명이 제명에 반대했으며 기권은 6명, 무효는 8명으로 나왔다.

김 전 의장은 이날 발언대에 나와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 이 여인에게 돌을 던져라'라는 성경 구절을 인용한 뒤 "여러분은 강 의원에게 돌을 던질 수 있나. 이 정도 일로 제명한다면 우리 중에 남아 있을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며 구제해 줄 것을 호소했다.

그리고 김 전 의장의 발언 전문(http://www.hyongo.com/1914)을 보면 아래와 같은 발언이 있습니다.

그러나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강용석 의원은 이미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해 충분한 벌을 받았다고 한다면 너무나 몰염치한 저만의 생각일까요? 시대감각에 뒤떨어진 편협하고 부도덕한‘제 식구 감싸기’일까요?

그 죄 값이라는 게 개인으로써의 죄 값입니까, 국회의원으로써의 죄 값입니까, 아니면 김 전 의장님께서 아끼시는, 국가에 당장은 아니더라도 훗날 국가에 큰 도움이 될 만한, 아니 적어도 국민을 섬길 줄 아는 엘리트로써의 죄 값입니까? 아무리 썩어도 준치는 준치란 말입니까? 아무리 강 의원이 뛰어난 엘리트라 한들 말입니다.

국회의원이라 하면 "국민의 대표로서 국회를 이루는 구성원"입니다. 김 전 의장의 말을 빗대어 말을 하자면 국회의원들 중에 '청렴'을 기본으로 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그들이 그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그나마 하는 일 때문이 아니라 아직까지 제명을 당할 297명 각자의 뭣인가가 터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흔한 말로 '비리'말입니다. 서로 헐뜯고 힐난하다보면 결국 국회에 남을 인원은 저기 기권한 6명과 무효표를 던진 8명밖에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모두가 국민을 위한다고 하지 마십시오. 국회의원들이 자격이 어느 정도일지 몰라도 국가가 유지되고 있는 것은 엘리트로만 똘똘 뭉친 국회의원들 "탓"이 아닙니다. 국회의원들이 너무 잘나서 그 자리에서 뭣도 아닌 일을 하며 1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고 계신 게 아니란 말입니다.

커피 한 잔에 얼마인지 아십니까? 4~5천 원 합니다.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 금액에는 자릿세도 충분히 포함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회의원 연봉이 1억 원이 넘습니다. 월급으로 치면 천 만 원이 넘습니다.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이 금액 역시 자릿세가 포함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커피 원가가 얼마인지 아십니까? 150원 정도입니다. 그럼 국회의원들 원가는 얼마 정도라고 생각하십니까?

뜬금없이 원가 이야기냐고요? 국회의원 개개인에게 돌아갈 혈세를 따져 물어야 할 판이지만, 여기서는 강 의원에게만 국한해서 묻겠습니다. 강 의원이 1년에 1억 원이 넘는 "가치 있는" 일을 할 것이라고 믿으십니까? 당장은 아니더라도 훗날 그렇게 될 거라 믿으십니까? 1979년 제명된 당시 신민당 김영삼 총재는 대통령까지 하셨는데 강 의원도 훗날 그러지 말라는 보장도 없지 않습니다. 내버려두십시오. 자질이 있다면 모로 가도 서울 갑니다. 김영삼 총재도 결국은.. 결국은 대통령 했잖습니까?

강 의원께 묻겠습니다.
"당신은 왜 구지.. 국회의원이 되려고 하십니까?"

김 전 의장께 묻겠습니다.
"당신은 왜 강 의원이 구지.. 의원직을 고집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강 의원을 딱딱한 땡감에 비유해 보자면, 맛있는 곶감이 되려면 햇빛을 받고 습도, 온도도 적당한 곳에서 적당한 시기에 말려야 합니다. 성희롱 발언이 있은지 1년 밖에 안지났습니다. 그 동안 무수한 사건들 탓에 언론에 묻히고, 국민들 사이에서도 잊혀졌지만 이렇게 막무가내 식으로 덮고 넘어간다면 땡감이 땡감 밖에 더 되겠습니까? 1년이라는 시간이 결코 반성과 자숙의 시간이라 하기엔, 더군다나 "용서"를 바라고자 하기엔 그 시기가 너무 짧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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