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통타령>으로 본 C&그룹과 천신일
2010. 10. 31. 21:55
우리나라 속요에 <들통타령>이라는 게 있다. 모든 숨김은 들통 나게 마련이라는 이 세상의 이치를 말하는 것이다.
“숨바꼭질은 머리카락이 들통 내고 / 꿀 먹은 벙어리는 말더듬이가 들통 내고 / 숨어 먹는 밥은 강아지 꼬리가 들통 내고 / 며느리 양심은 바가지 소리가 들통 낸다.”, “곳간 정사(情事)는 쥐새끼가 들통 내고 / 칙간 정사는 쉬파리가 들통 내고 / 보리밭 정사는 종다리가 들통 내고 / 삼밭 정사는 무풍(無風)이 들통 낸다.” 무풍이란 바람이 없다 함이니, 바람 없는 삼밭이 흔들리면 들통이 나게 마련이다.
비어스의 <악마사전>에 보면 이 세상 최초의 인간인 아담과 이브가 한 말이 적혀 있다. “숨기자꾸나.” 가 그것이다. 그러고서 나뭇잎으로 그들의 치부를 숨기고 있다. 인간의 모든 죄업은 이처럼 숨김에서 시작되고 있다.
요즘 C&그룹의 비자금 조성과 정,관계 로비 소식과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의 ‘40억 금품 혐의’ 소식들로 연일 시끄럽다. 숨기는 게 많을수록 들통 나기도 쉬운 법인데 검찰 수사망을 어떻게 빠져나갈지 지켜볼 일이다. 머리카락부터 해서 쥐새끼, 쉬파리, 종다리, 무풍 관리가 잘 되어있는지 눈여겨 볼 부분이다.
거짓말은 죄가 되지 않는다. 다만 그것이 들통 났을 때 그건 분명히 ‘죄’가 된다. 세상에 들통 나지 않을 것이 없는데 애써 거짓말 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