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검심 '추억편'을 아십니까.
2010. 11. 1. 20:21
바람의 검심 '추억편'은 나에게 있어 의미가 큰 작품이다. 한 작품을 서른 번 넘게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깨우쳐 준 작품이기도 하고 재패니메이션의 세계에 흠뻑 취할 수 있게 해 준 정말 어느 한 곳 나무랄 데가 없는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이다. 특히 작품의 무게를 잘 실어낸 OST는 지금 들어도 너무 감동적이고 훌륭하다. 이 작품은 4부작의 OVA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부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장면을 보자.
꼬마 '신타'는 검을 약간(?) 한다는 스승 히코세쥬로를 만나 '켄신'이라는 이름을 얻는다. 이전 장면에서 스승은 살짝 무게를 잡으며 독백을 날리는데 그 대사 중에 '흩뿌려지는 피와 백매향의 냄새'라는 부분이 있다. 이것은 작품의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해버린 대사가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작품 내내 녹아드는 '켄신'과 '토모에'와의 애절한 이야기의 시작을 암시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 스샷 한 장이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을까
이 작품의 장르를 따지자면 '멜로드라마'다. 하지만 그 구성은 범상치가 않다. 정말 흔하지 않은, 언제 또 이런 구성의 '멜로'를 볼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이니 말이다. 힘이 실려도 군더더기 없이 제대로 실렸고 유혹을 해도 절대 벗어날 수 없는, 아니 벗어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유혹한다. 때로는 화려하고 때로는 극도로 절제된 화면과 대사에 매료될 수밖에 없는 구성이 이 작품이 가지는, 표현하기 힘든 잔인한 매력이다.
'신타'
'검객에게는 너무 부드러운 이름이구나. 이제부터 네 이름은.... 켄신(劍心)이다.'
'켄....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