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멋진 액션 영화, '아저씨'

2010. 12. 3. 07:26
기본정보  액션, 범죄, 드라마 | 한국 | 119 분 |
개봉 2010.08.04 
감독 이정범 
주연 원빈(차태식), 김새론(소미)...
공식 사이트  http://www.ajussi2010.co.kr/, http://cafe.naver.com/ajussi2010

마지막으로 한 번만 안아보자

한국에서, 한국 감독이, 한국 배우들이 만든 "한국판 액션 영화"의 최고봉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멋진 영화. 원빈, 김새론 주연의 "아저씨"다.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칭찬하고 싶은 것은 한국영화치고 한 번 더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면 킬링타임용으로 성공했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그 전에 작품성 또한 인정받아 마땅한 것은 물론이다.

세상을 등지고 신분을 죽인채 전당포 일을 맡고 있는 태식과 그를 '아저씨'라 부르며 외로움을 느끼는 소미는 함께 보내는 시간이 잦아지면서 서로 마음을 열어간다. 마약과 연루된 소미의 엄마 때문에 소미까지 곤경에 처하게 되고 오랜만에 태식은 신분의 본능을 되찾아간다. 어쩌면 꼬마 소미를 보며 예전에 지키지 못했던 사랑하는 이에 대한 죄책감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는 오늘만 산다. 내일만 사는 녀석들은 오늘만 사는 나에게 죽는다.

원빈(차태식)은 우리나라 '케이시 라이백(스티븐 시걸)'이자 '제이슨 본(맷데이먼)'이다. 태생도 비슷하고 사랑하는 이를 잃은 것도 비슷하고. 표정 연기와 액션 -동작이 크지 않지만 절도 있고 깔끔한- 이 그와 너무도 많이 닮았다. 네티즌들은 <레옹>, <맨온파이오>, <테이큰>과 많이 비교하는데 그보다 한국적인 정서가 많이 반영된 영화로 평가받았으면 좋겠다.

어? 소세지다. 나도 소세지 좋아하는데...

김새론(소미)의 연기를 보면서 앞으로 많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더 많은 빛을 발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어쩌면 우리나라의 '다코다 패닝'이 될지도 모른다.

- ‘소미’ 역의 김새론은 어떻게 캐스팅 하게 되었나?
- 이창동 감독님이 <열혈남아> 때부터 친분이 있기도 했고, 학교 은사님이기도 하시다. 어느 날 어떤 영화를 찍는데 거기에 설경구가 잠깐 출연한다고 하시더라. 그게 <여행자>였다. 그때 새론을 처음 봤는데, 첫 연기 치고 연기가 굉장히 좋았다. 그런 부분들이 인상적이어서 캐스팅하게 되었다.


메이킹 필름에서의 감독과 원빈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발차기라든가 원을 그리는 액션이라든가 동작이 크고 화려한 액션은 최대한 자제하고 싶다고 말씀드렸고요. 최대한 동작을 최소화하면서 동작을 끊는 액션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죠."

'아저씨' 메이킹 필름 중에서 #1

 "원빈씨 대역 준비를 많이 했죠. 원빈씨하고 같이 9개월 동안 운동을 하면서 현장에서 위험한 부분들을 준비해 둔 대역이 있었는데 준비만 했다가 퇴근한 경우가 많아요;;"

'아저씨' 메이킹 필름 중에서 #2

"스피드한 액션 영화를 찍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모든 헐리웃 영화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영화가 끝나고 나면 아무것도 없는 영화보다는 조금의 정서, 사람다운 인간미가 느껴지는 액션 영화가 됐으면 하고요."

'아저씨' 메이킹 필름 중에서 #3

"앞으로는 '아저씨'같은 작품이 올지 모르겠지만, 각오라면 이거 한 번 했으니까 이보다 강한 액션 영화를 해보는 게 제 바람이죠!" 

아쉬운 점도 있다. 쓸데없이 달리는 자동차 뒤꽁무니 따라 열심히 뛰는 장면 -너무 식상하다- 이라든가 영화 전반적인 분위기나 주연 배우들은 비장한 데 비해 나쁜 녀석들은 코믹하다. 잔인해도 코믹하다. 주연에 비해 나쁜 녀석들이 지나치게 코믹하거나 아님 나쁜 녀석들에 비해 주연이 지나치게 진지하거나 말이다. 이래서 영화가 -어쩌면 원빈이- 더 빛을 발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꼭 원빈이 언급한 "정서, 아름다운 인간미" 때문은 아니다. 영화에서 '소미'를 제외한다고 해도 영화의 이야기는 어느 정도 스토리를 유지하기 때문에, 다시 말하면 '태식'과 '소미'를 통한 어떤 인간미를 느끼기에는 좀 부족한 면이 있다. 어쨌든 이 영화는 "액션 영화"이니 말이다.

Pencils Pencils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