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교사와 여중생의 머리채 잡고 다툼... 또 무너지는 교권.
1998년에 여교사가 영어 수업 시간에 잡담을 한다고 여중생(14)을 꾸중하니 이 학생이 여교사(35)의 머리채를 잡아당기고 욕설을 퍼붓고 폭행한 사건이 있었다.
2007년에는 여교사가 머리를 단정히 묶으라는 지시를 왜 따르지 않느냐고 질책하자 못 하겠다는 대답이 돌아왔고 여교사는 그런 식으로 배웠냐며 벽을 보고 반성하라고 하자 그 순간 여고생(17)이 달려들어 여교사의 머리채를 쥐고 폭행한 사건이 있었다.
작년에는 체육수업 중에 여중생(14)이 들어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수업을 방해하자 여교사가 "수업이 방해된다."며 학생의 팔을 당겨 잡았는데 이 학생이 'XXX'이라고 욕을 하며 머리채를 잡고 발로 허벅지를 차는 사건이 있었다.
오늘 순천의 A중학교에서 여교사(55)와 여학생(14)이 머리채를 잡고 싸우는 사건이 벌어졌다. 국어 담당 여교사는 수업과 무관하게 다른 일에 몰두해 있던 한 여학생을 훈계하는 과정에서 손으로 해당 학생의 뒷머리를 때리는 체벌을 가했다. 그러자 해당 학생이 여교사에게 "왜 학생인권을 무시하느냐"며 반발했고 교사와 학생 간에 실랑이가 이어지면서 급기야 양측이 서로 머리채를 잡는 몸싸움으로 번졌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 같이 교사가 폭행이나 폭언을 당한 사건이 문서로 접수된 것만 2009년 한 해 동안 108건이라고 한다. 문제는 폭행·폭언의 정도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그 횟수 또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데 있다. 이에 학교가 폭행을 당하는 교사가 발생할 때, 이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교권침해 대응 매뉴얼'을 작성하라고까지 하였다고 하니 그 심각성 정도를 짐작하게 한다.
차제에 서울시 교육청의 '체벌금지 계획 및 예시안'이 주목을 끌고 있다. 그런데 그 내용을 들여다본 많은 교사들은 대개 "현실과 동떨어진 계획", "탁상행정의 극치"라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그 계획안이라는 것의 골자는 이렇다. 교실 안에서는 "문제 학생을 교실 뒤로 보내 서서 수업 참여시키기", "잘못을 반성하는 '생각하는 의자'에 앉혀 수업시키기"등이고, 교실 밖에서는 "상담·명상·묵언교육 시키기" 등이라고 한다.
문제의 학생들은 공부할 시간에 만화책을 보지 말래도 선생님을 폭행하고 종례가 길다고 교실을 박차고 나가는데, 교실 뒤에 서서 수업하게 하거나 '생각하는 의자'에 앉히면 순순히 잘 받아들여 반성할지가 의문이라고 일선의 선생님들은 입을 모은다. '체벌금지' 발표 운운하고 난 뒤에 학교의 현실은 이미 갈 데까지 갔다고 체념하는 선생님도 많다. 수업시간에는 전보다 더욱 제멋대로 행동하고 있고, 무엇을 하라고 지시하면, 무조건 내가 왜 해야 하는지를 따지는 학생이 부쩍 많아졌다고 한다. 그래서 지나가는 학생에게 바닥에 떨어진 휴지 하나를 주우라고 말 건네기가 전보다 훨씬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가 붉어질 때마다 교육청은 대책 없는 "인권 교육 강화"를 하소연하기에 바쁘다. 얼마 전 강남구자원봉사센터는 10년간의 교육 방사활동을 통해 얻은 교육 안을 1년간 가다듬고 보완하여 '청소년 맞춤형 자원봉사 교재'를 발간했다고 하는데 청소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봉사"활동이다. 부족한 것이 없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보여줘야 할 것은 아직도 세상에는 그늘진 곳이 많으며 그 곳에서 어렵게 생활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영덕여고 정상진 교사는 "이런 행사를 통해 아이들은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이 훨씬 많은 것 같다"며 "봉사체험 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학교 및 가정의 모든 일상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줄 아는 성숙한 사람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했다. 영덕여고는 개교한 이래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연 2회 전교생을 대상으로 1000원씩 성금을 모으고 학생회는 이 돈으로 지역 소회계층을 위한 쌀을 준비하거나 독거노인뿐 아니라 장애인 가정, 불우아동가정 등 다양한 이웃들에게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학교 학생회장은 이은혜 학생은 "한 학기에 한 번씩 학생회의 주관 하에 전교생을 대상으로 모금을 하고 복지관을 통해 독거노인 돕기 쌀 배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참여할 때마다 우리 학교에 이런 봉사활동 전통이 있다는 것이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돼요."하고 "봉사활동을 하면서 이웃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 가고 마음이 성장하고 있는 것을 느껴요. 특히 소외계층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넓히는 방법에 대해 다각적인 면에서 고민하는 소중한 기회로 삼고 있습니다. 비록 작은 나눔이지만 그 온기가 구석구석 퍼져나가 조금이라 따듯한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영덕여고는 사제지간의 친밀감이 남다르게 돈독하기도 하다.
'매 맞는' 학생들 걱정만 하는 교육청 탓에 '매 맞는' 선생님들이 더 늘어만 갈 형국이다. 교권이 살아야 학생들에게 날개를 달아 줄 텐데 교권이 죽어가니 누가 그들에게 더 높은 곳을 향할 날개를 달아줄 것인지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지금이라도 모든 학교에 반강제적인 봉사 활동이 아닌 자발적이고 친근한 봉사 활동 프로그램 마련해야 할 것이다.
<참고한 기사>
http://www.kyongbuk.co.kr/main/news/news_content.php?id=506401&news_area=130&news_divide=13008&news_local=&effect=4 http://www.naeil.com/news/Local_ViewNews_n.asp?bulyooid=1&nnum=5758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