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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과 전혀 다를 바 없는 배추값 소동을 보며...

2010. 10. 22. 17:19
1990년 8월 경에 배추 값은 2~3천 원까지 폭등했다. 그 당시에도 요인을 계절 탓으로 돌리기 시작했지만 결국은 농산물 유통과정의 문제가 제기되었다. 올 해와 같은 이른바 '밭떼기' 또는 '위탁매매' 형식이 문제가 됐던 것이다. 여러 매체에서는 너나 할 것 없이 대책 강구가 시급하다는 사설을 뿜어냈고 정부에서도 배추 및 채소값 폭등에 따른 유통개선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그 말은 단순히 며칠 동안 채소직판장을 마련한데 그쳤을 뿐이다.


당시 산지에서의 출하 가격은 300~500원이었다. 그런데 중간 도매상을 거치며 소비자 구매가는 최고 3천 원을 넘었다. 당시로써는 폭등에 폭등을 한 셈이다. 10년이 지난 오늘날을 보자. 산지 가격은 1,000~2,000원 안팎이지만 소비자 구매가는 한 때 1만 5,000원을 호가했었고 지금은 다시 안정(포기당 3,500~4,500원)을 되찾아 가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난 게 아니었다. 바로 다가오는 김장철에 더 큰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배추값 "폭락"사태다.


당시에도 올 해와 같은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배추값 상승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해 파종, 재배 면적을 크게 늘리는 농민들이 많았던 것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장마철의 가격은 올 해와 마찬가지로 김장철이 다가오면서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으며 10월 초순까지 무는 개당 150원, 배추는 포기당 300원에 거래가 됐다. 11월 들어 무는 100원(33%하락), 배추는 150원(100%하락)에 거래가 됐었고 이는 12월 들어 하락폭을 키우며 무는 80원, 배추는 70원까지 떨어지는 사태가 벌어졌다. 배추값 폭락사태는 다음해 봄까지 이어져갔다.


(연합뉴스) 트랙터로 밭을 갈아 엎고 있다

농민들은 이익은 커녕 생산비조차 건지지 못했다. 트랙터를 운용해 수확을 할 경우 -꼭 그렇지 않더라도- 적자가 이만저만이 아니어서 밭을 갈아 엎는 경우도 허다했고 폭락을 비관해 자살하는 사람도 많았다.

올 해도 배추 값은 빠르게 안정세를 되찾아가고 있지만 정부와 농림수산부는 앞으로 지난 10년 전과 똑같은 폭락사태를 예의주시하고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어떻게 10년이 지나도 이렇게 다를 바가 없을 수 있는지 의문이다. 허긴 꼭 10년 전을 꼬집을 필요는 없다. 매년 나오는 이야기이니 말이다. 장마철 폭등, 김장철 폭락. 울상 짖는 서민과 폭리 취하는 매매상인들. 똑같은 말 내뱉는 언론과 정부. 변화를 좋아하는 정부가 다가올지도 모를 배추값 폭락 사태에 어떻게 대비, 대응할지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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